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의 머리말에 나오는 미술 감상법과 관련한 유명한 글인데요.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인 유한준이 남긴 글을 차용했는데, 원문은 이렇습니다.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원문과 차용문이 비슷한 듯 다릅니다. 유홍준은 사랑하면 알게 된다고 했고, 유한준은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고 했죠. 무엇이 먼저냐의 차이는 있지만 둘 다 옳은 말이고, 사랑하는 것과 알게 되는 것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죠. 사랑하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알면 사랑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엔 전자의 말에 더 솔깃했는데 나이 들수록 후자의 말에 더 귀가 기울어집니다. 몰라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떠올라서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무언가가 누군가가 이해하기 힘들다거나 부정적으로 보인다면 이렇게 짚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내가 알지 못해 그러는 것은 아닐까....., ' 하고요.

생각해 보기

사랑하면 알게 되는 것이 있고 알면 사랑하게 되는 것들이 있죠. 잘 몰라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좀 알면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게 될 텐데 말이죠. 무엇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것에 길들여진다는 말 또한 생각이 나는 대목이네요